이번 출장은 혼자다.
비행기 예약, 숙소 예약, 렌트카 예약까지 혼자했고,
본사에 휴대폰 대여, 자리 요청까지 혼자 했다.
세 번 정도 하면 익숙해질 것같기도 한데,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적당한 항공편이 없어서, 아시아나나 대한항공이 아닌 싱가폴 에어를 탔는데,
승무원중 한국말하는 사람은 딸랑 한두명인 것같다.
닭고기냐 소고기냐를 묻는 저녁 식사 때는 잘 들리고 잘 주문했는데,
소세지냐 국수냐를 묻는 아침 식사 때는 잘 안들려서, 나중에 물은 거 달라고 했다.
식사 나올 때까지 뭐가 나올지 몰랐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서 렌트카 빌리는 곳으로 이동하는 전차 속에서,
백인 남자가 뭔가를 물었는데, 잘안들린다 싶으니까,
뒤에 있는 여자가 대신 대답했다.
렌트카 빌리러가서는
현대 엑센트(아반떼를 엑센트이름 수출했다고 하던데)를 권하는데,
다른 것으 타고 싶다고 했더니 요즘 말많은 도요다를 권한다.
그거 말고 다른 것을 달라고 하니, 돈 더내라고도하고 선택이 별로 없다는 것으로 얘기하는 것같기도하고,
흥정하거나 회사 예산 범위 안인지 고려하는게 귀찮아서
그냥 달라고 했다.
열쇄받고 짐 트렁크에 넣고, 서울 오피스에서 가져온 네비게이션 조립해서 차에 장착하고
(네비게이션을 빌리면 하루에 몇십달러가 추가되어서 너무 아깝다고 서울 오피스에 몇 개가 준비되어 있다.)
공항을 빠져나와 본사로 가다보니,
이 차...
유리창 열 때 손잡이로 돌리는 차다.
숙소 키 받아서 짐 던져놓고,
회사에 도착해서는 내 자리 근처 사람들과 인사하는게 쉽지 않았다.
본 지 몇개월 되어 이름도 다까먹었고..
리액션이 큰 이 사람들 각각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나마, 내 자리 근처의 사람들은 몇번 보기라도 한 사람들이니 다행이다.
그리고 나랑 같이 주로 일하는 본사 소속 사람은 한국사람이어서 그나마 낫다.
출장의 진짜 목적은 수요일부터 시작하는 3일간의 leadership 교육인데,
야외 활동과 토론 위주라는 이 교육을 어떻게 수료할지 왕 걱정이다.
회사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리조트에서 2박 3일 20명을 격리시켜놓고 하는
이 교육에 불행중 다행으로 서울 오피스 소속인 한국인 동료가 나말고 한명 있긴 하지만,
이 동료는 당연히 나보다 영어 잘하기도 하고,
최근 본사에 몇개월째 가족과 체류중인 사람이라 나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참 차이난다.
본사에 체류중은 한국 사람들은 본사 소속이거나 아예 장기 체류중이어서 가족들과 함께 와 있어서,
폐끼치는 것 같기도 해서, 따로 연락하려하지 않고,
주말을 맞아 토요일 혼자 쇼핑하러 갔다.
점심때 일어나 한시간쯤 Giloy Outlet 으로 혼자 운전해가서
신발, 가방 같은 것을 샀다.
금요일 회사에서 Giloy 홈페이지를 찾아 출력해간 쿠폰덕에 35 달러는 절약했다.
쇼핑을 마치고, 이제 밥을 먹어야한다.
저녁 식당을 찾다가보니, 저녁 먹을 식당에 대한 정보를 안가져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억을 더듬어 몇개월 전 갔던 한국 식당을 찾아볼까 하다가 도저히 못찾을 지경이 되었다.
그 때, 한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네비게이션.
과거에 누군가 썼던 기록이 있을 것이다.
최근 방문 주소들중에 식당일 것 같은 것을 찍고 무조건 갔다.
막상 갔더니, 한국 식당도 있었지만, 와본적이 있는, 이 근처에서 제일 큰 한국 슈퍼였다.
식당에는 줄이 길었다.
카운터 아주머니는 한국사람.
한국말로 예약을 해놓고, 한국 슈퍼로 갔다.
햇반, 김치, 컵라면, 라면, 한국 과자등을 사서 차에 넣어두고
식당으로 줄을 확인하러 갔더니, 아직 멀었다.
근데 식당안을 살펴 보니,
고기를 자기가 가져다 구워먹는 부폐식이었다.
혼자 온 사람 없었다.
혼자 고기 구워먹으려면 진짜 뻘쭘할 것같다.
예약 취소하고 집에 와서
천하장사 소세지, 오양 맛살과
짜장 컵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천하장사 쏘세지는 바다 건너오는 도중 따뜻한 곳에 있었는지, 껍질이 잘 안까졌다.
짜장 컵라면은 한국어 설명서가 눈에 잘 안들어왔는지,
부었던 물을 버리는 단계를 건너 뛰어서 짜장 국이 되었다.
밥말아 짜장 국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