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생각들

| 2007/12/15 23:30 | 메바21

옆자리에 앉은 겐도사마에게서 위험한 생각들 이란 책을 빌려 읽었다.


위험한 생각들 - 10점
존 브록만 엮음, 이영기 옮김/갤리온

(그러고 보니 며칠 안남은 2007년 베스트 셀러중 하나구만)


이 책에서 말하는 "위험한 생각"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올바르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이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아직 대비하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그저 묻어 두고 있는 시한폭탄 같은 생각이 무엇인가? 코페르니쿠스와 다윈의 혁명처럼, 당대의 가치와 도덕에 위배되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생각이 무엇인가?”

그런데 읽고나서 겐도사마와 나는 "생각보다 덜 위험한 내용만으로 써있다" 며 공통된 의견을 나눴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보다 훨씬 위험한 생각들
그러니까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준비가 덜 된 생각"
이 상당히 더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활자화되기 위해 너무 과격한 내용은 제한을 받았을 것이고,
또  석학들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한된 생각을 가졌을 것같다.
(생각에 제한을 안받는 석학들도 있겠지만)
많은 석학들의 생각을 모아두려고 한 사람의 생각에 대한 분량이 너무 짧아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일반적인 관점에서 위험한 생각들에 대한 얘기는 좀더 시간이 지나면 하도록 하고,
(당연히, 겐도사마와 얘기한 내용을 공개하기에는 곤란하다)
기독교인으로서 위험한 생각들중 하나만 얘기해보려고 한다.

우리 교회에 와서 가끔 설교해주셨던
손봉호 장로님은 불로소득을 미워하고, 더럽게까지 여기시는 분이셔서,
이런 생각에 대해 완강히 반대하시고, 화까지 내실지도 모르겠다.
한편, 우리 목사님은 워낙 open-mind된 분이시니 자유롭게 생각하라고 하실 것도 같다.

기독교인들은 일반적으로 복권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한다.
기독교인이 복권을 산다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생각이고,
기독교적인 생각이 아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달쯤전에 구역 예배(우리 교회에서는 샘터라고 부름)에 갔다가,
복권샀다고 건호엄마가 이야기 하니까,
순간적으로 살짝 "복권을 사다니.. " 하는 분위기로 약간 어색해지는 것을 느꼈다.

예전에 우리 목사님은 "복권에 대해서도 각자 자유롭게 생각해라"라는 취지로 설교중에 언급하신적도 있긴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전반적으로 교회안에서 복권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이다.

갑자기 엉뚱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교회에서 보험에 대해서는 색다른 눈빛으로 보지는 않는다.

복권과 보험은 상당히 유사하지 않는가?
둘다 확률이 매우 낮다.
미래의 불행이나 행운을 상상하거나 예비하면서
오늘 적은 금액을 쓰는 것이다.

신실한 기독교인들은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일 안에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한탄하면서 원망하는 사람도 있고, 심하면 개종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다)

불행한 일이 생겨도 안생겨도 하나님의 뜻이고,
그 안에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고
그 안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품은 좋은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태도이다.

그런데...
복권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기독교인들에게 불행한 일이 닥칠수는 있지만,
복권 1등의 행운이 우연히 오는 것은 절대 하나님의 뜻일 수 없다는 생각일까?

그렇다면,
불행한 일이 하나님의 뜻안에서 주어지는데,
그런 불행한일에 대비해서, 우리가 "개인적으로" 보험에 든다는 것은 어색한 것이 아닐까?

불행-행운, 보험-복권 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기독교인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만일, 보험은 되고 복권은 안된다고 하면,
교회내 보험과 관련된 일하는 분들이 많아서 일거라는
삐딱한 생각이 생기려고도 하고...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당하는 불행을 섭리안에 허용하신다면,
우리가 우연히 얻을 요행도 허용하실 수 있다고 본다.

개인이 보험에 가입하는 일도, 복권을 사는 일들...
둘다 본질적으로 비슷한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요행에 의존하는 자세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불행에 대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요행을 막연히 기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게 아닐까?

물론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현실적인 불행(질병, 사고, 경제적 어려움 등)이 안생길 것이라고 믿는 것이 원시적고 명백히 틀린 믿음인 것처럼,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복권이 당첨되길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이 절대 복권 당첨과 같은 요행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각자 신앙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하자.)

어쨌든...

하나님이 우리 삶에 개입하시고, 책임을 지시지만,
우리들 각자는 나름대로의 노력을 한껏 해야하는 것처럼,

보험이든 복권이든, 현실의 삶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복권 산다고 "집사가 왜 저러냐"며 선입관을 가지는 것을 틀린 생각이다.

- 이것이 위험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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