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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머리

일과 경험 | 2008/01/17 23:54 | 메바21

결혼 13년차가 되니,
가끔 마눌님이 나에 대해서 얘기할 때
자신의 인식하지 못한 부분을 듣고는 살짝 놀랄 때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마눌님이 나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상당 부분 있지만 말이다)

얼마전에 들은 말이
"동하씨는 차가운 가슴과 따뜻한 머리를 가졌어"
였다.

들은 순간은 그런 표현이 있나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나에게 그런 면이 있구나 싶다.

건호가 학교 입학하고 며칠 후,
이사하게 된 일이 있었다.
건호가 없어졌었다.
몇시간 후에 찾기는 했지만,
난 건호를 찾으러 다니다가, 식사를 못했는데,
"이거 금방 못찾을 수도 있구나. 배고픈 것을 해결해야 찾으러 다닐 수 있겠네"
생각하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컵라면과 샌드위치를 먹다가 마눌님이 전화했다.
"건호 찾았어? 여기도 없고... 어떻게 해? T.T 자긴 어디있어? 머해?"
"나 편의점에서 머 먹어"
"머라구? 먹을 정신이 있어?"
"아니 안찾아지니까, 먹고 기운내서 찾아야지. 너도 머 먹어라"
"@.@"

건호에게 대하는 것을 보면,
정많은 아빠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때는 위의 경우처럼 그러기도 하니까..
그런 표현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금 세상이, 우리 나라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채로
차가운 머리를 가진 채로는...
살아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따뜻한 마음과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 것 같다.